고려해운은 창업주 일가와 전문경영인 일가로 나뉜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현재 3세 승계구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박현규 명예회장의 별세로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제기된다./온라인배경 사진=뉴스1
국내 해운업계 2위 고려해운의 박현규 명예회장이 최근 별세하면서 보유 지분 상속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고려해운은 창업주 이씨 일가와 전문경영인 박씨·신씨 일가로 나뉜 독특한 지배구조 탓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정석 회장을 비롯한 박씨 일가가 현재 그룹삼성전자전망 의 경영권을 행사하지만 세 집안 지분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승계를 둘러싼 추측이 난무한다.
고려해운의 전문경영인 일가는 지주사를 설립해 경영권을 차지했다. 창업주 일가인 이동혁 전 회장은 경영 체리마스터 공략 일선에선 물러났지만 고려해운 지분 41%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사진=뉴시스(평택시 제공)
고려해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 시점은 지난 3월 23일 박현규 고려해운 명예회장이 향년 98세의 나이로 별세하면서부터다. 1970년 고려해운 전무이사로 취임개원프 한 박 명예회장은 1980년 대표이사로 승진, 1985년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창업주가 아닌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현재는 아들인 박정석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박 명예회장은 별세 한 달 전 지주사 고려에이치씨(HC) 지분 1.33%에 대해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박 회장과 3세 박태민 상무 등에 지분을 상속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인 상속 대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고려해운 지배구조는 창업주 이씨 일가와 전문경영인 박씨·신씨 일가로 나뉜다. 창업주 이학철 회장의 별세 이후 아들인 이동혁 전 회장과 신태범 KCTC 회장은 번갈아 회사를 이끌었다. 하지만 2007년부터 박씨 일가가 경영권을 차지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려해운은 지주사 고려HC가 최대 주주다. 고려HC는 2012년 박 명예회장과 신 회장 등이 보유한 주식을 현물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고려해운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2세인 박 회장도 고려HC 지분 24.68%를 갖고 있다. 친동생인 박주석 부사장의 지분은 23.81%로 박씨 일가의 합산 지분율은 48.49%에 이른다. 지주사는 전문경영인 일가가 장악했지만, 고려해운엔 창업주 일가의 영향력이 남았다.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 이동혁 전 회장은 지분 40.87%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현재는 기타 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가해 일정 부분 경영에 관여한다.
고려해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 이유는 세 일가의 지분이 얽혀서다. 창업주 일가의 존재감이 여전하지만, 박 명예회장 별세 이후 박씨 일가가 3대째 경영권을 잇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3세 경영 승계 향방의 불확실성도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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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 승계도 박씨 일가가 차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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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려해운은 전문경영인 박씨 일가가 이끌고 있다. 2세 출신 박정석 고려해운 회장은 지주사 고려HC의 지분 24.68%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박정석 회장의 모습./사진=뉴시스
박 명예회장의 고려HC 지분이 3세 박태민 상무에게 상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상무는 고려HC 지분이 없지만, 최근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며 그룹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박 회장이 70세를 넘긴 만큼 본격적인 후계 구도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씨 일가가 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신' 연합 가능성을 제기한다. 신씨 일가가 보유한 고려해운 지분 4%에 이동혁 전 회장의 지분(40.87%)을 더하면 지분율이 45%에 육박해 고려HC 지분율(42%)을 넘어선다. 연합이 현실화할 경우 고려HC를 지배하는 박씨 일가를 견제할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된다. 고려HC는 그동안 오너 일가의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고려HC는 배당금으로 270억원을 지급했는데 박씨 일가가 130억원 이상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는 582억원을 챙겼다. 이들의 배당 수익은 같은 해 고려HC가 거둔 3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훌쩍 뛰어넘는다. 업계에선 박씨 일가가 지나치게 많은 배당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운업체들은 일반 법인세보다 세금 부담이 낮은 톤세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다. 보유 선박의 톤수와 운항 일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해운사의 법인세 부담을 줄여 선박 건조 등에 재투자를 유도하는 취지지만 고려해운은 코로나19 이후 선박 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았다. 사실상 오너일가가 세제 혜택의 수혜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고려해운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이재 기자 yjkim06@m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