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의무"라고 선언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장기 공백 상태를 직접 해소하려 나섰다.
다만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를 직접 임명하는 문제는 '헌재의 권한 바깥'이라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치권의 몫으로 돌렸다.



헌재 '마은혁 임명보류' 권한쟁의 선고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마은혁 임명보류' 권한쟁의 선고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참석해 있다. 2025.2.27 [공동취재] hwayoung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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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임명은 헌법상 의무"…6년마다 반복된 '재판관 공석'에 쐐기
헌법재판소는 27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를 대표해 최 권한대행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을 일부 인용하면서 결정문에 법리를 상세히 설명해 제시했다.
헌재는 우선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선출권은 독자적이고 실질밤을잊은투자자
적인 것이고, 대통령은 국회가 선출한 사람을 재판관으로 임명해 국회의 재판관 선출이 완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재판관 임명이 대통령에게 주어진 헌법적 의무임을 선언했다.
헌법 111조 2항은 '헌재는 법관의 자격을 가진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하며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정하는데, 이는 대통령의 권한이자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헌금융자산
법상 의무라고 해석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헌재는 대통령이 결격 사유가 없고 국회가 적법하게 선출한 재판관 후보자를 마음대로 임명하지 않는 것은 '작위(적극적 행위) 의무를 어긴 것'이기 때문에 헌법·법률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에 따라 최 대행의 행위도 국회의 적법한 권한을 침해한 것이므로 위헌·위법하며 마 후보주식매매하는법
자를 재판관으로 임명할 의무가 있다고 결정했다.
그간 여야의 정치 다툼으로 재판관 공석 사태를 여러 번 겪었던 헌재가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헌재는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한 지난해 10월 17일부터 9인 중 3인이 공백인 불완전한 상태로 운영돼 왔다. 여야가 각자알파칩스 주식
의 추천 몫을 두고 다투면서 후임 재판관 후보자를 선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계선·조한창 재판관이 지난달 1일 취임했지만 여전히 '재판관 8인 체제'로 9인 완전체는 아니다.
이 같은 현상은 국회 몫 재판관의 임기가 종료하는 6년마다 반복됐다. 정치적 사건이 많은 헌재의 특성상 여야가 각자의 셈법에 따라 선출을 지연시키는 일이 잦았던 탓이다.
이날 헌재 결정으로 최소한 국회 선출이 완료된 뒤에는 대통령이 지체 없이 재판관을 임명해야 한다는 원칙이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법 66조는 '헌재가 부작위에 대한 심판 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한 때 피청구인은 결정 취지에 따른 처분을 해야 한다'고 정한다.
이번 법리를 확장해 해석하면 대법원장이 지명하거나 제청한 헌법재판관·대법관의 임명도 대통령이 거부할 수 없다는 논리도 될 수 있다. 앞서 2023년 6월 윤석열 대통령이 대법관 후보자로 특정 인물이 제청될 경우 임명을 보류할 수 있다는 뜻을 언론을 통해 내비치면서 이 사안이 법조계의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질의 듣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작년 12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의 질의를 듣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임명 강제는 불가' 선 그어…민주당·최상목 대행에 '쓴소리'도
헌재는 다만 재판관을 임명하도록 헌재가 대통령에게 직접 명령·강제하거나, 재판관이 임명된 것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며 사법기관의 권한을 과도하게 확대하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헌재법에는 헌재가 심판 대상이 된 국가기관 등의 '권한의 유무 또는 범위'에 대해 판단할 수 있고 이미 실행된 처분은 취소하거나 무효로 돌릴 수 있다고 정한다.
그러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행위'(부작위)에 대해서는 '인용한 경우 피청구인이 그에 따른 처분을 해야 한다'고만 정할 뿐이다.
이에 따라 헌재는 국회의 심판청구 중 '직접 임명' 관련 부분은 각하하면서 "권한침해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일정하게 법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근거가 없다"며 "권한쟁의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 대행에게 마 후보자를 임명할 의무가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실제 임명 행위는 최 대행의 몫으로 남겨둔 셈이다. 최 대행이 임명하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할 뚜렷한 수단이 현행법에는 없다.
어떠한 의사표시로 법률관계를 형성(발생·변경·소멸)하는 결정은 내릴 수 없다는 것으로, 이 부분 판단에서는 '사법적극주의' 대신 절제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자 헌법상 의무라는 선언으로도 이미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헌재는 재판관 공석을 초래한 정치권을 꼬집기도 했다.
결정문에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교섭단체 간 협의에 소극적이었고, 이는 재판관 퇴임 이후 공석 상태가 상당 기간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한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있다"고 적었다.
다만 헌재는 "다수당이 정치적 책임을 부담해야 함은 별론으로 하고 이러한 사정이 (최 권한대행의) 임명 부작위를 정당화하는 사유라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재판관을 단순 다수결 방식으로 선출하면 "다수당의 정치적 의사에 따라 일방적으로 재판관이 선출될 여지가 있다"며 "이는 재판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는 내용도 담았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탄핵소추 당사자인 국회가 탄핵 사건을 심리할 재판관을 선출하는 것은 법적 공정성을 훼손해 문제라는 최 대행 측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재판관은 임명·선출·지명권자가 누구였는지에 구애됨이 없이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며 "피청구인의 주장은 헌재 및 재판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상목 권한대행, 대외경제현안간담회 발언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현안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27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i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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