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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해준송효
날짜 : 25-05-09
조회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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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는 두 강 사이의 땅이라는 뜻으로, 서아시아의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 비옥한 평야 지대를 가리킨다. 이집트, 인더스, 황허 문명과 함께 세계 4대 문명 발상지로 꼽히는 이곳에서 세계 최초의 문자인 쐐기문자가 나타났다. 이집트의 상형문자보다 200년 전, 중국의 갑골문보다는 2천년 전인 기원전 3500년 무렵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동양학자 모우디 알라시드(옥스퍼드대 박사 후 연구원)의 첫 책 ‘두 강 사이의 땅 메소포타미아’는 점토판에 새긴 메소포타미아의 쐐기문자 기록을 해독해 당시 사람들의 일상을 되살린다. 쐐기문자 점토 인천개인회생파산 판은 진흙을 휴대전화 크기로 네모나게 빚은 다음 끝이 뾰족하거나 경사진 갈대 가지로 글을 써넣고서 햇볕에 말리거나 가마에 구워 만든다. 인류 최초의 서사시로 일컬어지는 길가메시 이야기를 포함해 수많은 문헌이 바로 이 점토판 형태로 전승되었다. 알라시드는 1920년대에 이라크 남부 도시 우르의 한 궁전 잔해에서 발굴된 점토판들을 중심으로 쐐기문자에 담긴 수천 우리은행 담보대출 금리 년 전 인류의 삶을 들여다본다. 신바빌로니아 제국의 마지막 왕 나보니두스(재위 기원전 556~539년)가 공주 엔니갈디난나를 위해 지은 이 궁전에서는 기원전 1400년 무렵에 세워진 오벨리스크, 기원전 1900년 무렵의 원뿔 모양 쐐기문자 점토판과 몇 개의 학습용 점토판, 기원전 2100년 무렵에 통치한 왕의 조각상 일부 등이 발견되었다. 역시 기원전 2 미즈사랑 남자 100년 무렵의 벽돌에 관한 묘사가 새겨진 원통형 점토판도 나왔는데, 궁전 발굴을 이끈 저명한 고고학자 레너드 울리는 이 원통형 점토판이 일종의 박물관 꼬리표이며 다양한 시기의 물건들이 발굴된 이 장소가 “전 세계에서 아마도 가장 이른 유사 박물관이었다”는 추론을 내놓았다. 아버지 나보니두스로부터 여사제로 임명된 공주가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옛 유물들을 수 세금체납 집해 놓았다는 것이다. 나중에는 길가메시 서사시를 낳고 원주율과 피타고라스 원리 같은 고도의 수학 이론도 담게 되지만, 최초의 쐐기문자는 지극히 실용적인 내용이었다. 기원전 3350년 무렵 맥주 원료 보관 시설 책임자였던 쿠심이라는 남자가 맥아와 보릿가루, 맥주 분배량 등 곡물과 식품의 수령 내역을 기록한 장부가 남아 있는 최초의 쐐기문자 기록이다. 그로 대부중개수수료 상한제 부터 서기 79~80년 무렵에 찍힌 현존하는 마지막 쐐기문자 기록에 이르기까지 이 문자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있었던 삶의 거의 모든 측면을 보존하고 있다”. 예컨대 어느 점토판에는 기원전 8세기의 일루피야우수르라는 목부가 벽돌 제조를 위한 짚과 갈대 300다발 제공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맡고 있는 양을 훔치고 사라져 신전으로 피신했다”는 내용이 적혔다. 또 학생들의 학습용 점토판에는 초보적인 쐐기문자 연습과 함께 물고기 그림이나 교사 또는 교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얼굴을 그린 낙서가 새겨져 있기도 하다. 기원전 7세기 여성 아에티라트는 태자비였던 올케 립발리샤라트가 쐐기문자 연습을 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책망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왜 서판 쓰는 숙제를 하지 않는 것이오?” 각기 작은 발자국 하나가 찍힌 점토 덩어리 세 개에는 발자국의 주인인 세 아기의 이름이 아울러 적혔다. 두 살쯤 된 여자아이 발라비아와 쌍둥이 남동생 바알벨루와 이슈마다간이 그들로, 이들의 이름은 당대의 한 계약서에 거명된 아이들의 것과 일치했다. 이들의 부모인 쿠에와 그 남편 자담마는 “곤궁의 해”에 이 세 아이들과 그 동생인 젖먹이 발라움미를 헐값에 한 점쟁이에게 노예로 팔아야 했다. 놀라운 것은 중등 교육 과정의 학습용 서판 서명 부분에 ‘점쟁이 훈련생 이슈마다간이 씀’이라는 구절이 확인된다는 것. 바알벨루 역시 자신을 ‘점쟁이 훈련생’으로 칭한 것으로 보아 쌍둥이는 서기 학교에서 전문직인 쐐기문자 서기로 훈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시 노예들은 글씨를 쓰고 빵을 굽거나 석제 원통 인장을 덮고 있는 판에 아주 작은 도구로 새김을 하는 일 같은 전문적인 직업에 종사하기도 했다. 돈으로 자유를 사거나 노예라는 법적 신분과 관련해 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할 수도 있었다. 한편, 기원전 제2천년기 초의 통치자였던 아크바함무의 부인인 일타니가 “직물 생산 같은 궐내 공장을 운영하고 일꾼들을 관리하기 위해 매일 했던 역할을 개관한 약 200점의 서판”이 발견되기도 했다. 일타니 왕비뿐만 아니라 “고대 메소포타미아 역사의 모든 시기에 여성은 노동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산파, 직조공, 제분업, 농사, 관개시설, 수로의 수송과 선박 예인 등이 그 일부였다. 라마시라는 여성이 남편 푸슈켄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자신이 “가족 사업을 위해, 자기 아이들을 위해, 가정의 다른 식구들을 위해 옷을 충분히 만들고자 애쓰고 있다고 불평한다”. 오늘날 워킹맘의 고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이렇듯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쐐기문자 점토판은 “그것을 남긴 사람들이 우리와 공통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은이는 설명한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두 강 사이의 땅 메소포타미아 l 모우디 알라시드 지음, 이재황 옮김, 책과함께, 2만5000원
쐐기문자 문자표.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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