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2일 15:2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투자자 앞에선 6조7000억원의 기업가치가 이혼 소송에선 1조8000억원으로 갑자기 쪼그라드네요."
국내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는 스마일게이트의 창업자인 권혁빈 의장의 재산을 둘러싼 '고무줄' 가치평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투자자와의 분쟁과 이혼 소송을 둔 재산분할이 이달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권 의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를 두고 각 소송에서 엇갈린 주장을 펴야하기 때문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인기 게임인 로스트아크의 개발사 스마일게이트알피지와 라이노알라딘체험머니
스인베스트먼트 간 1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두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날 변론이 진행된다. 라이노스 측은 2023년 11월 스마일게이트알피지가 상장 추진과 관련한 계약 이행 의무를 위반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라이노스는 스마일게이트의 대표 게임인 로스트아크 출시 이전인 2017년과 2018년 스마일게이트알피지에 증권으로돈벌기
총 260억원을 전환사채(CB)에 투자했다. CB 계약상 양측은 순이익이 120억원 이상일 때 회사를 기업공개(IPO)하기로 약정했다. 이후 로스트아크가 '대박'을 거두자 라이노스 측은 스마일게이트에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를 요청했고, 회사도 이를 받아들여 2022년 회계법인으로부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지정 감사를 받으며 절차에 돌입했다.무료충전릴게임

하지만 이 과정에서 스마일게이트알피지 측이 라이노스에 발행한 CB 전환권을 회계상 부채로 인식하면서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고, 스마일게이트 측은 상장 요건이 해지됐다는 이유로 원금의 약 3%의 이자를 붙여 CB를 만기상환했다. 라이노스 측은 "계약 의무 위반"이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외부 회KT서브마린 주식
계법인을 통해 CB 전환권의 부채 인식 과정에서 2022년 말 기준 자사의 기업가치가 6조7000억원이라고 평가했다. 회사 측은 2022년도 실적을 집계하면서 라이노스가 보유한 182억원 규모 CB에서 5357억원의 파생상품평가손실을 인식했는데, CB의 주식 전환시 지분율이 약 8.3%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기업가치가 6조6734억원으로 본 것이다. 당시 세하 주식
이를 빌미로 회계상 순손실 1426억원을 인식해 '순이익 120억원 이상'이라는 상장 요건을 무산시킬 수 있었다.
CB 평가손실은 현금 유출입이 없는 회계상 숫자일 뿐 실제로 회사가 입게 되는 손실은 없다. 하지만 라이노스 측과의 소송에서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자사의 기업가치가 클수록 CB 전환권을 통한 부채규모가 커지고, 이를 통해 IPO를 무산시킬 수 있는 트리거가 된 것이다. 라이노스 측은 스마일게이트알피지가 CB 전환권을 자본으로 인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었음에도 부채로 계상해 의도적으로 상장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K-IFRS 회계기준에 따라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달 초부터 진행 중인 권 의장의 이혼소송과 관련한 재산분할 과정에서 스마일게이트 측은 정반대의 주장을 펴고 있다. 권 의장 측은 감정인에게 비상장 주식에 대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 기준에 따른 평가가, 권 의장의 배우자 측은 현금흐름할인법(DCF법)에 따른 평가가 각각 정확한 기업가치를 드러낸다고 주장해 왔다. 이달 초 감정인이 재판부에 제출한 감정평가서에 따르면 DCF법에 따른 최고 감정액은 8조160억여 원(스마일게이트홀딩스 단독 기준, 4개 계열사 미합병 가정), 상증세법 기준 최저 감정액은 4조9000억원(4개사 합병 반영, 최대주주 할증 제외 기준)으로 3조원이 넘는 차이를 보였다.
이혼 소송에서 재산 분할 대상은 권 의장이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주식 100%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스마일게이트알피지와 스마일게이트엔터,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 자회사를 두고 있지만 이 중 핵심 계열사는 로스트아크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알피지다. 감정인은 스마일게이트홀딩스를 4조9000억원으로 평가한 상증법상 평가 과정에서 스마일게이트알피지의 기업가치는 1조8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앞서 투자자와 소송 당시 평가액(6조7000억원)과 약 5조원 가량의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혼 소송 과정에서 감정평가기준일은 2023년 12월 31일로, 라이노스 사건과 약 1년의 시차가 존재하고 있지만 1년여만에 기업가치가 급감했다는 점에는 설득력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2022년 매출 7369억원, 영업이익 3641억원을 기록했고, 2023년에도 알피지는 매출 5237억원, 영업이익 2690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이익이 소폭 감소했지만 외견상으론 여전히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스마일게이트 측이 투자자와의 분쟁을 감수하고 스마일게이트알피지의 상장을 미룬 점이 결과적으로 권 의장에겐 막대한 금전적인 이익을 얻게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시 회사가 상장에 성공했다면 시장가격으로 가치가 평가돼 감정 절차도 거치지 않고 분할재산에 포함돼야 했다. 하지만 비상장을 유지하면서 이혼 과정에서 분할대상 재산을 5조 가까이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자와 소송에서 IPO 무산이 적법했다고 주장하려면 기업가치가 6조 이상이었다고 주장해야하고 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을 줄이려면 1조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고 주장해야하는 모순적인 상황"이라며 "민사 분쟁 뿐 아니라 상장예정 기업이 발행한 CB 전반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만큼 재판부도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준호/송은경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