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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산불이 지나간 땅입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여기에 새로운 희망을 심습니다.” - 오도창 영양군수.
5월 27일. 경상북도 영양군 한적한 읍내, 군청길 49번지. 한때 술 익는 냄새로 가득했던 100년 양조장이 ‘발효공방 1991’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숨을 쉬고 있다. 영양군에 모여든 이들은 농민도, 기업인도, 공무원도 모두 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바로 ‘회복’과 ‘상생’이다.
이날 행정안전부와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는 산불피해가 극심 신한은행 엘리트론 했던 경북 5개 시군과 함께 지역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영양군 상생협약식은 경북 대형 산불 직후 행안부가 지역에 협업을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협약식은 영양군이 직접 복원하고 교촌이 운영 중인 발효공방에서 열렸다. 이곳은 단지 술과 장을 만드는 공간을 넘어 지역재생의 상징이 됐다.
◆가파른 인구감소… 대출가능한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적은 영양군
경상북도 영양군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2025년 2월 말 기준으로 영양군 인구는 약 1만527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2월 말 기준 1만5661명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영양군은 1970년대에 약 7만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지속적인 마인크래프트 통합 내리막길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06년에는 인구가 2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출생률 저하와 고령화로 인해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2024년에는 출생자 수가 25명에 그쳤다. 반면 사망자 수는 296명에 달해 자연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다.
◆재난의 땅에서 뿌리 내리는 희망의 공간
“대한민 정기적금 금리비교 국에서 가장 멋진 영양을 방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오도창 군수의 환영사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었다. 그의 말처럼 영양은 아름다운 땅이지만 올해 초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주민들의 삶이 무너졌다. 군 전체 면적의 60% 이상이 화염에 휩싸였고, 경북 5개 시군에서 발생한 농축산물 피해만 1700억원을 넘겼다.
소상공협회 오 군수는 “이곳은 창업공간이자, 기업과 지자체가 함께 만든 상생의 모델”이라며 “교촌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함께 살아가겠다고 했던 그 약속이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창동 교촌 사장이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상생협약에 나선 교촌은 단순히 치킨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다. 1991년 구미에서 시작해 현재는 전국 1376개 가맹점, 해외 84개 매장을 운영하는 중견 외식기업이다. 송종화 대표이사가 이끄는 이 기업은 올해 매출 4800억원을 돌파하며 내실 있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강창동 사장은 “산불 당시 교촌은 1200마리의 치킨을 현장에서 조리해 이재민께 직접 전달했다”며 “이 지역은 우리가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은하수 막걸리를 월 1000병 정도 생산 중이다. 내년에는 10배로 늘릴 계획”이라며 영양군에서 사업 확대 구상을 밝혔다.
◆은하수 막걸리·구들 고추장…경북 농산물의 재탄생
이번 협약으로 교촌은 오는 12월까지 약 1억2000만원 규모의 경북 5개 시군 농축산물을 대량 구매한다. 딸기, 오이, 계란, 고춧가루, 찹쌀, 콩, 벌꿀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막걸리, 고추장, 된장 등으로 재가공한다.
특히 발효공방 1991은 은하수 막걸리와 구들 고추장·된장의 생산 거점이다. 고유 이름처럼 ‘영양의 맑은 밤하늘’을 담은 막걸리는 지역 청정 이미지를 브랜드로 살리고 있다. 신제품 ‘김치 토마토 치킨’은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한창이다.
교촌 F&B에서 개발한 은하수 막걸리. 별천지 영양군에서 착안해 이름을 지었다. 교촌은 영양군에 발효공장 1991을 운영하며 지역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K-푸드로 세계를 향한 지역경제 재건에도 앞장서고 있다. 교촌은 협약을 통해 농산물 소비를 넘어서 ‘국제행사와의 연계’라는 확산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5월 말까지 열리는 ‘구미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교촌이 선수촌 내 아시안푸드페스타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릴 APEC 회의에선 ‘K-푸드존’을 설치해 전 세계 정상을 대상으로 경북 농축산물의 우수성을 홍보할 계획이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보는 “이 협약이 단순한 구매를 넘어서서, 지역과 기업이 서로의 가능성이 되는 좋은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관광·정착까지 연결되는 지역재생…워케이션과 전원마을
행안부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공공기관 워케이션, 민간 기업 워크숍 등을 경북 산불피해 지역으로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영양에는 10세대 규모 체류형 전원마을이 조성돼 지난 2월 입주가 완료됐다. 국립생태원이 5년간 운영을 맡는다.
산불 피해 이후 인구감소와 지방 소멸에 직면한 영양군은 단순 복구를 넘어서 사람이 머무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영양 체류형 전원마을’이다.
영양군청 관계자가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보에게 올해 입주한 전원마을을 소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영양읍 삼지리에 조성된 이 마을은 지방소멸대응기금과 군비 27억원이 투입됐다. 17평형 단독 전원주택 10동과 개인 텃밭이 조성된 형태다. 지난 2월 기준 전 세대 입주가 완료됐다. 입주자는 대부분 관외 직장인들이다.
오 군수는 “산불의 흔적만 남은 이 땅에 다시 사람이 돌아오는 것, 그 자체가 복구의 시작”이라며 “이 마을이 지역 정착의 모델이자, 지방 소멸을 막는 새로운 실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대료는 월 15만 원으로 책정됐다. 향후 입주자들과 연계한 생태관광 체험, 영농 활동, 지역행사 참여 등도 기획 중이다.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지역 커뮤니티에 녹아드는 ‘살아있는 마을’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이 핵심이다.
영양군 삼지리에 조성된 전원주택 전경.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지역 소득 증대를 위한 핵심 기관인 영양고추유통공사의 행보 또한 주목을 받고 있다. 공사는 연간 4000t 이상 고추 수매, 유기질 비료 연 30만 포 생산, 고추 공정육묘장 운영 등으로 지역농가와 직결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제공된 영양고춧가루가 재구매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경북 영양은 오랜 시간 ‘고추의 고장’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고령화와 소비 변화, 자연재해까지 겹치며 지역 농가들 생존 기반은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06년 설립된 지방공기업 ‘영양고추유통공사’는 지역 농업의 허리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다.
공사는 연간 1100호 이상 농가로부터 약 4200t톤의 홍고추를 수매하며, 이를 건고추 및 고춧가루로 제품화한다. 가공은 물론 저온 저장, 분쇄, 건조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며 ‘영양고춧가루’ 브랜드 품질 신뢰를 높이고 있다.
영양고추유통공사 직원들이 재배된 고추를 가공하는 모습. 최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특히 국제규격에 부합하는 고춧가루 생산라인은 지역 소규모 농가들이 유통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영양고춧가루’가 호응을 얻고 있다. 고로쇠 고추장 만들기 세트 등 신제품 기획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자사 납품망을 통해 다양한 중량과 품종의 고춧가루를 전국 소비자에게 공급하며, 향토 브랜드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김민재 차관보는 “지방 소멸과 대재난이라는 이중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에서 오늘의 협약은 아주 작지만 소중한 시작”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지역과 함께하는 길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