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UNIST 특임교수가 지난 11일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 강의에서 학생들과 토론하고 있다.
이세돌 UNIST 특임교수의 강의 모습.
이세돌 UNIST 특임교수가 지난 11일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세돌 UNIST 특임교수가 지난 11일 UNIST에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
한화타임월드 주식 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1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엔지니어링 빌딩동 101호 강의실. 대학생 4명이 한 조를 이뤄 동그란 탁자에 앉아 있었다. 탁자 위에는 강의 교재 대신 바둑 기보와 보드게임이 놓여져 있었다. 강의실 문을 열고 정장 차림에 수줍은 듯한 모습으로 한 남성이 들어왔다.
증시분석 약간 마른 체격의 그가 바로 국내 바둑계의 대표적인 전설 중 한 명이자 2016년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적 대국을 펼쳐 전 세계에 AI 열풍의 시작을 알린 이세돌 교수였다. 그가 2019년 바둑을 은퇴한 이후 교수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UNIST는 지난 2월 이세돌 9단을 기계공학과 특임교수로 임용했다. 그는
슬롯종류 이번 학기부터 격주 금요일마다 6시간씩 학생을 대상으로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보드게임을 설계·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한 게 강의의 목표다.
마이크를 잡은 이 교수는 쑥쓰러운 듯 "과제를 해 온 학생은 손을 들어보라"고 말하자, 강의실이 순간 조용해졌다. 학생 중
와이즈파워 주식 누구도 손을 들지 않자 그는 "내가 그럴 줄 알았다"고 환하게 웃으며 강의를 시작했다.
이 교수는 은퇴 이후 보드게임 제작자로 활동하며, 그레이트 킹덤 등 3종의 보드게임을 직접 만들어 출시했다.
그는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보드게임 제작을 시작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보드게임 제작을
무료충전릴게임 통해 논리적 사고와 팀워크를 키우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능력을 기르는 한편 게임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며 실용적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 강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강생인 임상현 학생(UNST 에너지화학공학과 4학년)은 "AI와 보드게임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다르게 생각하고, 폭넓은 사고력을 배울 수 있어 같아 교수님의 강의를 신청하게 됐다"며 "같은 조원들과 학기 중에 어떤 보드게임을 제작할 지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업 내내 이 교수는 일일이 조별로 돌아가며 학생들과 보드게임 설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자신의 경험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강의는 보드게임인 '스페이스 크루'를 학생들이 직접 경험하고, 앞으로 어떤 보드게임을 만들지를 조별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교수는 "다음달 초에 조별 중간발표가 있는데, 학생들이 어떤 보드게임을 내놓을 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학생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쉽게 창업을 하는 것을 보고 많이 부러웠다"며 "무엇인가를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인간만이 갖고 있는 직관과 통찰, 창의력을 통해 수행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경험이기에 우리나라도 미국과 같은 문화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에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박종래 UNIST 총장은 이 교수의 초빙 배경에 대해 "이 교수는 알파고와 대국에서 인간의 창의력과 전략적 사고가 AI와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 몸소 증명했다"며 "그 통찰과 경험을 공유하고, AI 기술을 보다 넓고 깊은 시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교육과 연구에 기여하고, UNIST의 AI 연구역량 강화와 창의적·실험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UNIST는 올해를 'AI스마트 캠퍼스'를 구축하는 원년이자 본격적인 도약을 시작하는 해로 삼겠다고 밝혔다. 교육과 연구, 행정 전반에 첨단 AI 기술을 접목해 AI 기반 융합 교육과 연구 환경을 제공하고, 실무 중심 AI 교육을 통해 울산지역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박 총장은 "AI는 미래 세대가 앞으로 생활해 가는 국제 공통의 '랭귀지(언어)'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UNIST는 'AI기본필수 교육 전면 도입'과 '1인 1생성 AI 체계'를 마련해 AI 기반의 새로운 교육과 연구의 기준을 국내 대학에 제시하겠다"고 피력했다.이세돌 교수는 "앞으로는 바둑을 잘 두는 사람보다 바둑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라며 "기술 발전에만 관심 갖지 말고, AI를 인간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에 대한 충분히 논의가 있어야 기술도 같이 발전할 수 있다"고 AI와 인간의 협업을 강조했다.
울산/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