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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엿새 앞둔 10월23일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던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에 전시된 추모 사진 전시 앞에서 유가족들이 서로를 껴안고 있다. ⓒ연합뉴스
참사는 어떻게 기억되어야 하는가? 또 우리는 어떻게 애도해야 하는가?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그럼에도 언론은 이에 대해 답을 해야만 하고 그 답은 합리적인 동시에 윤리적이어야만 한다. 언론의 역할이라는 것이 사회적 사건에 대해 의미를 부여해서 프레이밍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AD모터스 주식
세월호 참사를 떠올려 보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언론은 사건 초기 프레이밍을 왜곡했고 이로 인해 '기레기'라는 말이 생겨났다. 수없이 많은 논쟁과 반성 속에 결국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강요한 어른(기성 사회와 제도)들의 무책임함을 상징하는 의미로 귀결되었다. 이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이들과 그 바다이야기꽁머니
유가족들에게 어떠한 마음과 태도로 애도를 해야하는지를 결정했다.
최근 일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광주 민주화 운동, 제주 4·3 사건, 그 외에도 오래전에 일어났던 사건들의 경우에도 의미 부여와 프레이밍은 현재 진행형이다. 사건의 이름을 어떻게 결정할지 에서부터 구체적인 내용의 규정까지 한 자 한 자 모두가 끊임없는 프레이밍의 결과라고 할셀트리온관련주
수 있다.
더 중요한 점은 프레이밍의 결과가 단순히 과거에 대한 규정이 아니라 현재는 물론 미래의 사회 방향성을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일종의 '현재적 역사'로서 작동한다는 말이다. 언론은 바로 지금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이며 그것이 미래 우리 사회가 딛고 서는 바닥이 된다.
그런 면에서 이태원 참사는 바닥이 없다. 할로윈5일이동평균선
축제 때 놀러 나간 젊은이들이 운이 나빠 사망한 사건이라는 식의 의미 부여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세월호 참사 초기에 '해상 교통사고'라고 주장한 누군가의 프레임과 대동소이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사건 초기부터 철저히 정보를 통제한 윤석열 정권의 책임이 가장 크다. 윤석열 정부는 이태원 참사 당시 안전 문제를 소정글북
홀히 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아예 프레이밍이 되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다. 희생자들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기괴한 분향소가 그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책임을 져야 하는 정권이 책임 회피를 위해 노력한 건 사실 윤석열 정권만이 아니다. 그때마다 언론이 의미 규정을 회피했던 건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태원 참사의 경우엔 그것을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해 언론은 아직까지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매해 '추모식' 기사만 정기적으로 생산해내는 수준이다.
▲ 2022년 10월3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진상 규명의 문제가 해소되지 못해서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 여전히 진상 규명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일어났던 일들은 진상 규명이 다 되어서 의미 부여를 했던 건 더더욱 아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인정하기 싫지만 '놀러 갔다가' 혹은 '운이 나빠서'와 같은 프레임이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힘에 언론 역시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리고 이는 참사의 책임이 희생자들 본인들에게 있다는 의미를 암묵적이라도 인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주 잠깐만 생각해 봐도 계곡에 '놀러 갔다가'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에 사고를 당한 이들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언론은 그들이 '놀러 갔기' 때문에 그들의 책임이란 뉘앙스로는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
평범한 이들이 그냥 길을 걷다가 죽어서는 안 된다. 어쩌면 이는 누군가를 죽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벌인 일보다 더 심각한 것일 수도 있다. 백번 양보해서 정권 책임이나 진상 규명과 별도로 '전국에 있는 좁은 골목길에 대한 안전 진단이 필요하다'라는 상투적인 기사라도 쏟아져 나왔어야 하지 않을까? 언론은 추모식으로 건너뛰지 말고 이제라도 처음부터 의미 규정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