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의 한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김유정(29)씨는 매주 금요일 오후 ‘2시간짜리 반반차 휴가’를 즐겨 활용한다. 낮 12시 요가 수업을 듣고 커피 한 잔 곁들이며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2시 업무에 복귀한다. 김씨는 “짧지만 확실한 나만의 시간이 오히려 업무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MZ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최근 ‘반반차’ 휴가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 하루 8시간짜리 연차의 절반을 사용하는 반차에서 한발 더 나아가 2시간씩 쪼개 쓰는 방식이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 근무 스타일과 맞아떨어지면서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자율근무 시스템과 유연근무제를 잇따라 도입하고 나선 대원강업 주식 것도 2030 청년 직장인들의 반반차 애용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들은 “반반차는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개인 업무도 보고 취미 생활도 이어가는 게 삶의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케팅 회사에 다니는 김호연(33)씨는 “평일 오후 2시간 짬을 내서 은행 업무도 주식전업투자 보고 청계천도 산책하다 보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숨 한번 크게 쉬었다는 안도감이 들곤 한다”며 “동료들도 점차 반반차를 ‘있으면 좋은’ 제도를 넘어 ‘없으면 불편한’ 필수품처럼 인식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반반차가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제도는 아니다. 현행법엔 연차 유급휴가는 1일 단위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법제처가 지난해주식지분율 11월 “2시간 단위 연차도 당사자 간 합의가 있다면 사용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고용노동부도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의 대표 사례로 반반차 활용 기업을 꼽는 한편 인센티브 제도와 비용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등 기업들의 반반차 도입을 적극 장려하고 나섰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 인터넷으로주식 MZ세대의 호응이 맞물리면서 최근엔 일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까지 반반차 도입이 확산되는 추세다. 서울의 한 중소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이채원(31)씨는 “은행이나 병원·관공서에서 일을 보려면 예전엔 반차 사용도 눈치가 보여 하루 연차를 써야 했는데, 지금은 다들 자유롭게 반반차를 쓰는 분위기로 바뀌어서 마음 편하게 개인 업무를 처리한 뒤 사무실SK에너지주식 에 복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적잖다. 특히 교대 근무자나 생산직 종사자처럼 업무 공백을 대체하기 힘든 직종에선 사용이 힘든 게 현실이다. 식품 제조업 생산직에서 일하는 장석호(32)씨는 “우리 부서는 중간에 누구 한 명만 빠져도 시스템이 돌아가기 어려운 구조라 반반차 제도가 있어도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다”며 “하지만 직원들의 수요가 큰 만큼 정부 차원의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기존 조직 문화와의 충돌도 젊은 직장인들에겐 넘어야 할 산이다. 이천의 한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박민석(34)씨는 “반반차 제도가 있긴 하지만 사내에 신청 프로세스도 없고 막상 사용하려 해도 상사가 ‘그냥 반차나 1일 휴가를 쓰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사용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업 인사 관리자들도 “2시간씩 빠지면 아무래도 집중도가 떨어지고 팀 업무도 끊기기 쉽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의 한 중견기업 인사팀장인 정모(52)씨는 “한창 바쁠 때 사무실을 비워 다른 팀원들 부담만 가중시키는 등 조직 운영에 애를 먹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며 “기존 근무 체계에 익숙한 40~50대 관리자들도 아직은 반반차 문화가 낯설고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반응이 적잖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반반차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보다 합리적인 기준 설정과 충분한 사전 소통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법무법인 위민 김남석 변호사는 “사내 공감대 형성을 통해 반반차 사용 기준과 승인 절차, 시간대 등을 정해 놓으면 불만의 목소리도 줄고 조직 유연성과 신뢰 기반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겸임교수는 “반반차는 단순히 휴가를 분할해서 사용하는 차원을 넘어 근로자들이 일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근무 방식에 대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시각차를 존중하고 대화를 통해 좁혀가려는 노력이 동반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원동욱 기자 won.dongwoo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