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go !! 바로가기 go !!

낯설지만 흥미롭고, 서툴지만 솔직하다. 생애 첫 언어의 집을 지어낸 시인들의 도전이 읽는 이의 마음을 끈다.















창원의 조수미 시인이 2022년 ‘한맥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래 모은 시의 말들로 첫 시집 ‘그대 숨은 꽃자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리 아래’(왼쪽 사진)를 폈다. 펜을 들게 된 후 그가 가장 먼저 써 내리고 싶었던 날들은 고향 산청에서 보낸 유년 시절이었다.
‘예쁜 돌을 보면 주저 없이 주워 돌아가신 아버지로 여기고 싶었던 적 있다/ 밤이면 반딧불이 불을 켜고 잿빛 수초 위에서 달마중할 때/ 놀란 재첩 소스라치게 몸 움츠려 그리움을 대신 삼켰지만/ 살여울에는 가르랑가 바다이야기무료 르랑/ 환절기를 지나가는 아버지 숨소리가 난다’- ‘경호강·3’ 중.

경호강 물가에서는 현재의 그리움과 과거의 익숙함이 서로를 마주 본다. 시인은 잃어버린 존재와 잃어버린 시간을 시구에 담아 흘려보내며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쌓아 올릴 채비를 마친다. 그가 작품에 담아 전하는 잔잔하고 깨끗한 울림은 마지막 책장을 덮은 온라인릴게임 후까지 이어진다.















릴게임한국 고성의 제차순 시인은 여든의 나이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첫 시집 ‘필 땐 아프고 질 때는 더 아프다’를 펴냈다. 황혼을 지나 처음 시작하게 된 문학 공부 끝에 맺은 결실은 세월의 때가 묻지 않았다. 살며 소중히 모아둔 인생의 지혜와 경험담들은 외려 신선한 시야를 선물한다.
‘시간이 지나가면 달력 한 장 추락한다// 떨어진 달력 한 바다이야기게임 장 유일한 벗이 된다// 한 번 접고 두 번 접고 몇 번을 접다 보면/ 예쁘고 깨끗한 나만의 노트가 된다// 하얀 노트 위에 검은 펜 하나 있으면/ 그림도 그리고 무엇이든 채울 수 있다// 낙서도 푸념도 투정도/ 다 받아주는/ 나의 유일한 친구가 된다’- 세월 한 장’ 전문.

시인은 흘려보낸 시간, ‘달력 한 장’을 과거의 뒤안길에 그냥 두지 않는다. 지나온 시간을 허무히 두지 않고 ‘벗’으로 삼는다. 만학도로 시를 쓰기 시작했어도, 지나온 세월 속 깨닫게 된 ‘살아냄’의 비결은 여느 신인 시인들처럼 새로운 놀라움을 안긴다.
장유진 기자 ureal@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