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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불영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끓어오르자,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퇴했다. 출제 오류가 아니라 시험 문제가 어려웠다고 평가원장이 그만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교육과 공부에 관한 한,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고 엄격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책은 사회학자 엄기호,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이 ‘공부 중독’(2015)에 이어 10년 만에 내놓은 대담집이다. 두 저자는 ‘공부 중독’에서 삶의 모든 단계를 미루게 하는 ‘공부’의 성공 방정식이 더는 사회적으로 유효하지 않다고 선언했다. 시험에 통과하고 자격증을 따내기 위해 모든 가용 자원을 쏟아 카카오야마토 붓는 중독적인 방식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었다. 그럼, 10년이 지난 지금은 뭔가 달라졌을까. 공부만 잘하면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는 능력주의는 사라져 가고 있지만, 그래도 공부가 그나마 공정한 방식이라는 믿음은 견고해 보인다. 게다가 저마다 망상에 사로잡혀 피해의식을 토로한다. 엘리트는 능력주의의 실패에 분노하며 자신을 피해자라고 하고, 청년들은 능력주의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때문에 희망이 없다며 좌절한다.
엄기호는 “지금 같은 교육 방식으로는 아돌프 아이히만 같은 인간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유대인 학살의 주범인 아이히만이 예루살렘의 전후 재판에서 어떤 가치 판단도 없이 상부 명령을 그저 기술적으로 수행했을 뿐이라고 증언한 것을 말한다. 하지현도 “지금 학교에서 받는 성적, 평가가 나를 구성하 온라인야마토게임 고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두 저자는 하나의 정답 찾기 같은 공부 방식이 유능한 무능력자들을 양산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가치 판단을 배제한 공부가 사회를 무력화하는 현상을 전문가의 시선으로 진단한다. 176쪽, 1만8000원.
김인구 기자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