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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2010, 작가콜로퀴엄시인선)
까마득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주와 인간은 하나의 방이 아니었을까. 무질서한 자연의 두려움 속에서, 사람은 질서와 공간의 아늑함을 추구하였나 보다. 방(房)자는 '방'이나슬롯종류
'거실', '가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호(戶, 지게 호)자와 방(方, 모 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즉, 네모난 방(方)으로 들어가는 출입구(戶)라는 의미에서 '방'을 뜻하게 된다.
그런 쪽에서 바라보면, 방은 사물과 세계를 이어주는 '접지'의 말이다. 겹겹의 의미가 숨어 있는 방은, 사유하는 존재의 공간이다. 안과 밖이 쳐다바다이야기규칙
보는 소통의 경계이자, 그 둘을 동시에 이어주는 문지방이다. 수십 번 이사를 하다 보면 "한 칸 전세방"을 갖는다는 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힘겨운지 절감하게 된다.
특히, 눅눅한 도시 지하 방에 살아본 경험이 있는 이들은, 햇볕 잘든 이층 방이야말로, 주인집 여자의 콧대처럼 높다. 70년대만 해도 농촌에서 올라온 달동네 서민들은 사글세가알라딘바로가기
전부였다. 그땐, "전봇대에 붙어 있는 오래 비어있는" 낡은 "전단"만 보아도, 공연히 가슴이 뛰곤 하였다. 파란 하늘이 보이는 쪽문 창만 보여도, 사람은 꿈을 놓지 않는다고 한다.
노현수(1954~, 경북 문경 출생)의 「방」쪽엔 서늘한 그늘이 길게 드리워져 있다. 60~70년대 흑백사진을 보면, 대부분 방 한 칸에 옹기종기 대여섯 주식단타
식구들이 모여 산다. 달이 뜬 평상에 앉아 저녁을 먹는 모습은, 정겹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다. 그때는 돈이 없어 "노숙"하는 사람들이, 지하도 계단이나 역사(驛舍) 구석에 자주 눈에 띄었다.
밥을 얻어먹으러 다니는 거지와 넝마도 거리마다 넘쳐났으나, 아무도 그것을 추레하게 보지 않았다. 오히려 제 피붙이처럼 측은지심으로 대해 주었다. 간접투자증권
쌀밥에 고깃국은 명절 때만 가능했으며, 꽁보리밥도 실컷 먹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얼굴이 새까만 아이들이 동양고무에서 만든 '기차표 고무신'이나 태화고무의 '말표 고무신'을 신고 종일 쏘다녔다. 노현수의 「방」을 읽고 있자니, 12살 무렵 어둑어둑한 달동네 골목길에서 보았던, "만장처럼 나부"끼던 전단이, 오늘 밤은 왠지 그립기도 하다.
김동원 (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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