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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비리 관련 민간업자들 재판은 4년간 190여 차례 공판을 이어오며 25만 쪽에 달하는 기록을 남겼다. 결심부터 선고까지 한두 달이면 마무리되는 통상 사건과 달리, 대장동 재판은 결심 이후 넉 달이 걸릴 만큼 기록이 방대하고 쟁점도 복잡했다. 대장동 의혹은 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하반기 불거진 뒤 사건 관련자들의 뇌물·배임죄 수사로 이어졌고, 당선된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둘러싼 '재판 중지' 논란까지 촉발하 미소금융중앙재단 며 정치권과 법조계를 뒤흔들었다.
대장동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2021년 8월 말, 지역신문 칼럼 '화천대유는 누구겁니까'가 계기가 됐다. '남판교'라 불리던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막대한 배당금을 챙긴 화천대유 자산관리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화천대유 측이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개공) 주요 간부에게 뉴sm7 금품을 건네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근에게 정치자금을 댔으며, 법조계·언론계에도 로비 자금을 댔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검찰은 2021년 9월 수사에 착수해 10월 21일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관리본부장을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무직자대출신청 가 각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화천대유가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 선정 과정에서 내부 평가·심사 정보를 이용해 민간에 개발 이익을 몰아준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 유 전 본부장은 압수수색 직전 지인에게 자신의 휴대폰을 버리라고 지시한 것이 드러나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더해졌다. 김만배씨는 정치권·법조계 인사에게 거 여신업계 액을 제공했다는 '50억 클럽' 의혹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검찰은 2023년 3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배임 및 제3자 뇌물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후 민간업자들 재판의 배임액을 651억 원에서 4,895억 원으로 높였다. 법관 정기 인사로 재판부가 세 차례 교체되면서 공판 갱신만 현대캐피탈군인대출 두 달가량이 걸리는 등 재판은 장기화했다.
수사와 재판 내내 대장동 사건은 정치권 공방의 중심에 있었다. 국민의힘은 대선을 앞두고 '화천대유'를 전면에 내세운 공세를 폈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TV토론에서 "권력과 유착된 부정부패가 사회 갈등을 키우고 미래 세대에 좌절감을 줬다"고 이 대통령을 몰아세웠다.
1심 법원이 31일 기소된 5명의 업무상 배임 혐의를 인정하며 "지역주민이나 공공에 돌아갔어야 할 막대한 택지개발 이익이 민간업자들에게 배분됐다"고 지적하면서, 대장동 개발은 '공공이익을 확보한 모범적 모델'이라기보다는 '부패의 산물'이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하지만 정치권 해석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남 변호사가 정 전 실장 재판에서 '그동안 거짓 진술을 했다'고 얘기하자, 민주당은 이 대통령 재판에 대한 공소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전현희 의원은 2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찰이 제시한 대장동 사건의 모든 증거들은 신빙성이 없거나 뒤집어졌다"며 "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모든 증거가 엎어진 상황에서 검찰이 공소취소까지 검토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기소된 재판은 헌법 제84조의 대통령 불소추 특권 조항에 따라 법원이 '추후 지정' 결정을 내리며 무기한 연기됐다.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에 재판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우 기자 with@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