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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버 멘돈샤 필류 감독의 2025 프랑스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비밀 요원’의 한 장면. 독재국가에서의 감시와 처벌의 문제를 다룹니다. 현재 스크린데일리 그리드 평점 공동 2위를 기록 중입니다. [IMDb]
1977년 브라질 시골 주유소. 노란색 구식 자동차를 탄 남성은행관련주
이 이곳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주유소 앞마당에 ‘부패한 시체’ 한 구가 말없이 눕혀져 있습니다.
놀란 표정의 남성이 방치된 시체를 쳐다보자 주유소 직원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합니다. 주유소 직원에 따르면, 일요일에 살인이 벌어졌고 이미 경찰에 신고까지 했는데, 경찰로부터 “지금은 갈 수 수 없다. 수요일쯤 가코렌 주식
겠다”는 답을 받았다는 겁니다. 도시 카니발(축제) 때문에 경비인력도 부족해 사건을 수사할 수 없다는 이유 이유였습니다.
신문지 몇 장으로 대충 덮은 시체에는 파리가 꼬이고, 떠돌이 개떼가 시체 살점을 먹고자 어슬렁거리지만 경찰은 사람들의 죽음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올해 프랑스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클레버 멘돈샤 삼성SDI 주식
필류 감독의 영화 ‘비밀 요원’의 첫 장면 이야기입니다. 독재와 감시 사회를 배경으로 권력과 개인의 역학관계, 그리고 개인이 처하는 부당한 현실 문제 탐구하는 정치 스릴러 영화입니다. 18일(현지시각) 칸 팔레 드 페스티벌(축제의 궁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비밀 요원’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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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회 칸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팔레 드 페스티벌(축제의 궁전) 모습. 올해 포스터는 1966년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남과 여’를 오마주한 장면이 담겼습니다. [김유태 기자]
‘비밀 요원’의 한 장면. 주인공 마르셀온라인게임
로가 자신의 고향 헤시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IMDb]
주인공 이름은 마르셀로. 그가 막 도착한 소도시는 그의 고향인 헤시피입니다.
마르셀로는 몇 해 전 병사로 아내를 하늘로 떠나보냈고, 친적집에서 살아가는 어린 아들을 만나고자 헤시피를 종종 찾아옵니다.
카니발 열기로 마을 헤시피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이다 보니 헤시피 곳곳에서 괴상한 사건이 끊임없이 벌어집니다. 대표적인 사건은 ‘죽은 상어의 입에서 사람의 한쪽 다리가 통째로 발견되는 일’이었습니다. 타블로이드 신문은 이 사건의 선정성에 주목해 사건을 대서특필합니다.
그 이유는 기이하게도 ‘사람의 한쪽 다리’가 상어 입에서 발견됐지만 ‘한쪽 다리를 잃은 사람’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주인공 마르셀로가 주유소에 도착한 모습. 시체 한 구가 앞마당에 방치돼 있는데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도시의 카니발 때문에 치안인력이 사라진 사이, 마을 곳곳에서 사망자가 100명이나 나왔는데 경찰은 수사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IMDb]
영화 ‘비밀 요원’ 포스터. [IMDb]
‘상어 다리 사건’ 이면에서, 비밀 요원 마르셀로는 아들과 함께 헤시피를 떠나고 싶지만 사실 갈 곳도 마땅치가 않습니다. 두 명의 남성이 자신을 쫓고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는 정권으로부터 추적을 당하는 중입니다.
비밀 요원 마르셀로는 자신을 억압하는 현실에서 자신이 살아온 요원으로서의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마르셀로는 잡히지 않고 자신과 아들의 삶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운명의 신은 그에게 선과 악 가운데 어떤 손을 내밀게 될까요.
현재(20일 오전 기준) ‘비밀 요원’은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을 유명 평론가와 영화인들이 매기는 스크린데일리 그리드에서 ‘평점 2.8점(4점 만점)’을 받았습니다. 이는 공동 2위로 상당히 높은 성적입니다. 현재 1위를 달리는 작품은 세르게이 로즈니차 감독의 ‘두 명의 검사’(평점 3.1점)입니다.
클레버 멘돈샤 필류 감독(가운데)이 18일(현지시간) 칸영화제 레드 카펫을 걷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비밀 요원’이 호평을 받는 이유는 아마도 이 영화가 ‘정치 스릴러’의 외피를 쓰고 있음에도 권력과 개인의 함수를 철학적으로 다루는 장점 때문일 겁니다.
클레버 멘돈샤 필류 감독이 만들어낸 인물 마르셀로는, 헤시피의 내부자이면서 동시에 외부자, 이방인입니다. 그런데 그의 주변엔 정권에 희생당한 사람들, 자격을 박탈당한 사람들, 무엇보다 한 명의 개인으로서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고 떠도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심지어 얼굴 두 개가 겹쳐 태어난 ‘샴 고양이(야누스 고양이)’도 헤시피에서 보호 받으며 살아갑니다. 헤시피는 단지 오래된 낡은 마을이 아니라 성원권, 즉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권리를 완전히 빼앗긴 사람들이 모여드는 장소입니다. 은유하자면 헤시피는 바로 ‘절벽 끝’인 셈이지요. 그러나 절벽 끝으로 모여든 사람들의 불안감과 다르게, 권력자들은 도시에 축제를 조성합니다. 불안감과 기대감의 기이한 공존이 ‘비밀 요원’에 잘 녹아 있습니다.
브라질 배우 바그너 모라(오른쪽)과 클레버 멘돈샤 필류 감독이 칸영화제 포토콜 중에 대화를 나누는 모습. [AFP·연합뉴스]
클레버 멘돈샤 필류 감독은 보이지 않는 사회적 통제에 관한 이야기를 거듭 변주해 왔습니다.
중산층의 일상에 깊이 뿌리내린 억압과 폭력을 이야기하기도 했고(영화 ‘이웃집 소음’), 도시개발에도 불구하고 집을 팔지 않은 전직 음악평론가 여성을 등장시켜 자본의 폭력과 기억의 문제를 다루기도 했습니다(‘아쿠아리우스’).
이번 신작 ‘비밀 요원’에서도 클레버 멘돈샤 필류 감독은 권력과 감시, 그리고 처벌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면서 현대 사회에 아직 지워지지 않은, 권력의 뿌리를 세심하게 응시했습니다.
클레버 멘돈샤 필류 감독은 24일(현지시간) 저녁 발표되는 이번 칸영화제에서 트로피를 받아낼 수 있을까요.
‘비밀 요원’ 프레스 티켓.
18일(현지시간) 칸 팔레 드 페스티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 ‘비밀 요원’ 월드 프리미어 상영되기 직전의 모습. 클레버 멘돈샤 필류 감독과 배우들이 레드 카펫을 지나 극장에 등장하자 2500명 관객의 환호성이 터졌습니다. [김유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