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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쁜 응급실에서도 매일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약 14만명의 의사가 있다. 이 중 통계학 박사 학위를 딴 사람은 딱 한 명, 최한조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뿐이다. 24시간 돌아가는 응급실을 지키는 그에게 '데이터'에 집착하는 이유를 묻자 "응급 환자를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난 10일 만난 최 교수는 응급실 간 데이터 공유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다른 병원에서 전원된 환자가 이전에 어떤 검사를 받았는지, 무슨 병력이 있는지 묻느라 소중한 시간이 낭비되고KODEX삼성그룹 주식
있다"며 "응급실끼리 의료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계한다면 시간 지연을 줄일 수 있고, 보다 안전한 진료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통계학과 의학을 모두 아우르는 국내에 한 명뿐인 전문가다. 세부 전공은 특이하게도 '응급의료체계(EMS)'다. EMS란 응급 상황 발생부터 신고, 현장 대응, 병원 이송과 치료까지의 전 과정을 포괄하신약개발관련주
는 생명 구조 시스템을 말한다. 그는 "임상이나 술기보단 데이터를 다루는 시스템을 더 파고들었다"면서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알게 됐고, 이와 관련한 정책 제안서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때까지 의사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길이었다. 학창 시절부터 수학과 컴퓨터, 코딩에 대해 관심이 남달랐던 그는 1998년 경북대 슬롯
통계학과에 진학해 학사과정을 마쳤다.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던 차에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의학전문대학원'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최 교수는 그렇게 경북대 의전원 1기 입학생이 됐다. 응급의학과를 선택한 것은 신속한 처치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에 끌렸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심장이 멈춘 환자의 맥박을 되살려 병실로 옮겼을 때LG전자분석
'골든타임을 지켜냈다'는 자부심을 강하게 느낀다"며 "순간의 판단이 생사를 가르는 업무라 부담감도 크지만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원서와 각종 논문을 찾아보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몸 한번 편히 누일 틈 없는 전공의 2년 차 시절, 최 교수는 통계학 석사 학위에 도전하며 또 한 번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의대에서 시행하는 오션파다라이스 다운로드
모든 임상 연구는 통계를 기반으로 한다"며 "학부 시절 통계학을 전공한 것이 알려지면서 여러 교수의 논문 작업을 도와주게 됐고, 그 경험이 전문성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전문의 시험과 석사 논문 작업을 병행하던 시기는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옥 같았다'. 그럼에도 '최한조의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은 박사과정까지 이어졌다. 2017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전임의로 일하며 학업을 병행하느라 박사과정이 8년이나 걸렸다.
최 교수가 꼽는 국내 응급의료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국가 응급의료 정보망인 '네디스(NEDIS)'의 활용도가 낮다는 점이다. 네디스는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의 진료, 처치, 이송 등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시스템이다. 보건복지부 산하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가 관리하고 있다.
그는 "환자가 응급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퇴원할 때까지의 일거수일투족이 실시간으로 네디스에 모이는데, 이처럼 환자 정보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다"며 "하지만 중앙응급의료센터가 네디스를 독점하고 있어 가치 있는 데이터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골든타임을 고려한다면 정부가 네디스에 대한 접근 장벽을 허물고 모든 응급실이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동남권 재난의료팀장도 맡고 있는 최 교수는 네디스의 개방이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예를 들어 모든 병원에 안과 전문의를 24시간 대기시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병원 간 순번을 정해 오늘은 A병원이, 내일은 B병원이 당직을 맡고 안질환 환자가 C병원 응급실에 왔을 경우 A병원으로 신속히 전원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단순히 당번을 정하는 것만으로는 전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없다"며 "결국 의료진 간 소통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심희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