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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재활용한 ‘돈가루’ 펄프로 제작한 탁상용 ‘2026년 프리미엄 돈달력’ [조폐공사 제공]


2025년 한 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이다. 사람들은 이맘때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가올 새해에는 더 나은 삶과 행복을 간절히 염원한다. 그 중에서도 행운과 금전운에 대한 갈망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인간의 보편적인 바람이다. 이러한 소망은 새해를 맞이하는 물건을 고르는 신중함으로 이어진다. 단순히 날짜를 확인하는 도구를 넘어, 새해의 복을 끌어당기는 일종의 ‘ 카카오야마토 부적’처럼 여겨지는 달력이 대표적인 예다.
오랫동안 은행 달력이 한국 사회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려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람들은 은행이라는 금융기관이 가진 권위와 신뢰가 자신들의 재정적 풍요에 대한 기대감을 채워줄 것이라고 믿었다. 새해에는 재테크에 성공하고 지갑이 두둑해지기를 바라는 소박한 염원이 은행이 제공하는 달력에 고스란히 야마토게임다운로드 투영된 것이다. 편안하고 풍요로운 삶을 향한 대중의 기대는 매년 새 달력을 찾는 행위로 발현됐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대중의 기대 심리를 폭발적으로 자극한 특별한 달력이 등장해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한국조폐공사가 화폐 제조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재활용해 개발한 ‘돈가루’ 펄프로 만든 ‘2026 프리미엄 돈달력’이다.
모바일야마토지난달 공식 쇼핑몰에서 첫선을 보인 이 달력은 출시 단 하루 만에 1차 물량이 전량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고객들의 추가 제작 요청이 쇄도하자, 조폐공사는 2차 추가 생산분 4000개를 확보해 지난 2일부터 프리미엄 벽걸이형과 탁상형 각 2000개씩 사전 예약 판매를 재개하는 등 그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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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거실 벽면에 걸린 벽걸이형 ‘2026년 프리미엄 돈달력’ [조폐공사 제공]


이 달력이 이토록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실제 돈을 만드는 국가기관이 제작했다는 압도적인 권위와 신뢰성 때문이다. 단순히 돈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을 넘어, 대한민국의 화폐를 직접 제조하는 조폐공사에서 ‘돈가루’가 함유된 특수 용지와 실제 화폐 도안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만들었다는 사실은 행운과 금전운에 대한 기대감을 극대화한다. 입소문으로 이 달력이 실제로 행운과 금전운을 불러온다는 속설이 빠르게 퍼져나가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달력이 단순한 일상용품이 아니라 문화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는 점이다. 화폐 굿즈 전문 브랜드 ‘머니메이드(moneymade)’의 신제품으로 출시된 이 달력은 실제 화폐 도안을 활용해 화폐 속 인물과 유적에 담긴 한국 문화와 역사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달력을 보며 우리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만드는 교육적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매력 포인트이다.
셋째, ‘업사이클링’이라는 친환경 가치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화폐 제조 부산물을 재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로 재탄생시킨 이 제품은 단순한 행운 아이템을 넘어선다.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MZ세대를 포함한 전 세대의 공감을 얻어냈다. 조폐공사 측은 “화폐가 지닌 신뢰와 희망의 가치를 일상으로 확장해 국민 참여형 ESG 굿즈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사실 돈과 관련된 물건을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는 문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존재해 왔다. 가장 흔한 예가 동전이다. 서양에서는 분수나 우물에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다. 이는 동전이라는 상징적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간절한 염원을 전달하고, 풍요와 행운을 끌어당기려는 인류의 보편적인 심리인 것이다.
한국에도 이러한 문화적 상징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명절에 세뱃돈을 깨끗하고 새로운 돈으로 주는 관습이나, 재물과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도’와 같은 민화를 집에 거는 풍습이 대표적이다. 이 모든 사례는 사람들이 돈 자체뿐만 아니라 돈과 관련된 상징적인 매개체를 통해 금전적 희망을 투영하고, 이를 현실로 끌어당기려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조폐공사의 돈달력 열풍은 결국 경제적 풍요를 바라는 인간의 보편적 염원과 실제 돈을 만드는 국가기관의 권위가 만났을 때 발생하는 강력한 시너지의 결과이다. 새해에는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싶다는 솔직하고 절실한 마음이 이 특별한 달력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으로 나타난 것이다.
2026년, 이 ‘돈가루 달력’이 걸린 공간마다 기분 좋은 변화와 따뜻한 마음이 가득하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달력이 주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각자가 노력하고 실천하는 한 해를 통해 진정한 풍요와 행복을 만들어가는 2026년이 되기를 응원한다. 행운의 상징도 물론 좋지만, 우리 삶의 진정한 풍요는 결국 우리 자신의 노력과 실천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우진구 한국조폐공사 화폐박물관장


강승구 기자 ka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