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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엔 94기(97GW)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이를 400기가와트(GW)로 확대한다는 것은 신규 원전만 300기 가량 짓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시설 내 원자로 건설도 3년 내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정책·재정·행정 역량을 총동원한 속도전이다. 배경은 분명하다. 인공지능(AI), 전기차, 반도체 등 초고전력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탄소중정글북
립과 에너지 안보를 함께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원전이라는 판단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의존의 허점을 절감한 유럽 역시 탈원전 정책을 잇따라 철회하고 있다.
말 그대로 ‘원전 르네상스’로, 한국 원전엔 절호의 기회다. 미국조차 원전 생태계가 붕괴돼 자국 공급망과 시공 역량만으로는 감당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기개미주식
술력과 시공 경험을 모두 갖춘,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체코 원전 수주는 가시권에 있고,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을 통해 세계 시장 진출 기반도 닦아가고 있다. 원전은 한 번 건설하면 수십 년간 유지·보수가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지금 이 흐름을 타면 조선과 반도체에 이은 제3의 수출 주력 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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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국내에선 원전 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와 지연이 여전하다. 신규 원전 인허가에만 통상 5~7년 이상 걸리고, 실제 신한울 3·4호기는 8년만에 건설허가를 받았다. 고리 2호기는 재허가 문제로 2년 넘게 가동이 중단됐다. 차세대 기술인 SMR(소형모듈원전) 관련 제도는 더 열악하다. 미국은 규제 기관을 통합 개편하고 표준 인허가를 신속 처리하는 알라딘다운로드
체계를 갖췄지만, 한국은 여전히 후쿠시마 사고 이후 강화된 규제에 묶여 있다. 과도한 안전 규제는 전력 수급 불안뿐 아니라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원전은 기후 위기 대응의 한계 수단’이라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정책 연속성 측면에서 우려스럽다.
국제사회는 원전을 탄소중립의 핵심 자원으로 파워스탁
재인식하고 있고, 미국·유럽은 정부가 앞장서 속도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 원전은 발전 설비 이상의 수출, 에너지 안보, 첨단 산업이 결합된 전략 자산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