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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무개(44) 금마하고 나는 뗄래야 뗄 수가 없는 사이죠. 학교 선후배니까.”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사고 당시 현장에서 일했던 ㄱ씨는 8일 오후 발전소 담장 앞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ㄱ씨는 사흘째 차가운 잔해 더미에 깔린 김씨를 걱정하며 현장을 떠나지 못했다. 지난 6일 사고 당일 구조대원과 의사소통까지 가능했던 김씨는 얽히고 설킨 철근에 가로막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회색 체육복 차림의 ㄱ씨는 4 농협 예금 년 전 다른 현장에서 우연히 김씨를 만났다고 한다.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단 사실에 둘 사이는 빠르게 가까워졌단다. 김씨의 가족들과도 알고 지냈다는 ㄱ씨는 기자에게 “김씨는 아직 구조되지 않은거냐”고 몇번이나 묻고, 다시 주저앉은 구조물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ㄱ씨와 함께 현장 주변을 맴도는 다른 동료 노동자들도 애가 쓰이긴 마찬가지다. 이 대학생 국가장학금 들은 당시 붕괴된 타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날”이었다는 그날의 기억은 처참하다. 한 동료 노동자는 “별다른 징조가 없었는데 갑자기 (타워가) 무너졌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전혀 몰랐다”며 “사고가 나자마자 바로 현장을 벗어났고, 마음을 추스린 뒤 와봤다”고 했다.
이들은 해체작업을 4대보험가입내역확인서 맡은 ㈜코리아카코 소속은 아니다. 하지만 동료를 걱정하는 마음은 굴뚝 같다. ㄴ씨는 “소속 회사는 다르지만, 현장에서 날마다 보니까 얼굴은 다 안다. 아침마다 작업 전 체조도 하고, 점심도 같이 먹고, 출퇴근하던 동료”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ㄴ씨는 매몰된 위치조차 알 수 없는 이아무개(65)씨의 이름을 가만히 읊조렸다.
지 연체자스마트폰 난 6일 오후 2시2분께 높이 60m 짜리 보일러 타워가 붕괴되면서 노동자 7명이 매몰됐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3명, 사망추정 2명, 실종자 2명이다. 사망 또는 사망추정 희생자 가운데 2구의 주검만 수습했다.
장종우 기자 whddn3871@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