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네 개의 악장 중 이제 막 두 개의 악장을 끝냈을 뿐인데 지휘자가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땀을 닦는다. 악단 맨 앞줄 바이올린 연주자도 손가락을 털며 전완근을 푼다.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브루크너 교향곡 4번' 공연에서 나온 장면이다. 악장당 17분이 넘고, 전체 곡 길이가 70분에 달하는 이 곡은 국립심포니와 같은 베테랑 연주자들이 모인 오케스트라에도 여간 고역이 아니다. 오스트리아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1824∼1896) 이벤트 진행 는 빈 음악원 교수로 재직하던 1874년 교향곡 4번을 작곡한 뒤 '낭만적'(Romantisch)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독일의 선배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의 오페라 속 중세 기사들의 모습을 연상하며 지은 부제라고 전해진다. 금관악기의 장엄한 선율과 현악기의 부드러운 울림이 어우러진 이 곡을 처음부터 학자금정부대출 끝까지 다 듣고 있으면 마치 한편의 오페라를 감상한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특히 중세 독일의 전설 속 숲과 들을 그렸다는 처음 세 악장에서는 '탄호이저'나 '로엔그린'과 같은 바그너의 오페라를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온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브루크너 교향곡 4번' 연주 신혼부부 임대주택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긴 연주 시간과 오페라와 같은 특이한 구조 탓에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이 연주되는 오케스트라 공연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연주자들은 물론 듣는 관객에게까지 엄청난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 제4종복비 립심포니가 네덜란드-몰타 출신의 지휘자 로렌스 르네스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스웨덴 왕립 오페라단을 이끌며 '오케스트라와 성악가의 균형을 맞추는 탁월한 재능의 지휘자'라는 평가를 받은 르네스에게 너무나 '안성맞춤'인 곡이었다. 르네스는 실제 공연에서도 국립심포니의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큰 키와 긴 팔로 연주자들에게 명확한 시그 중고차 전액할부 널을 부여하는 르네스의 모습은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오페라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1867∼1957)를 떠올리게 했다. 르네스의 헌신적인 지휘에 맞춰 국립심포니의 민완 연주자들도 완벽한 연주로, 바그너의 중세 기사들을 서울 한복판으로 불러냈다. 특히 70분의 긴 연주를 마치고 곧바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의 3막 서곡을 앙코르로 선보인 장면은 브루크너가 원했던 것처럼 말 그대로 '낭만적'인 모습이었다.
트럼페터 마틸다 로이드의 연주 모습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공연에서는 클래식 팬들에게도 생소한 트럼펫 곡이 연주돼 눈길을 끌었다. 2017년 '프랑스 에릭 오비에 트럼펫 콩쿠르'에서 우승한 영국 출신 트럼페터 마틸다 로이드가 무대에 나오자 관객들은 신기하다는 듯 웅성거렸다. 보통 피아니스트나 바이올리니스트가 서는 협연자 자리에 낯선 악기를 든 연주가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로이드가 연주한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은 각 5분 길이의 악장 3개로 구성된 곡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1·2악장에선 별다른 반응이 없던 관객들은 3악장이 시작되자 '아, 이거 아는 곡인데'라는 표정을 지으며 상체를 무대 쪽으로 기울였다. 3악장은 바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게임 참여자들의 기상곡으로 쓰였던 곡이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뿐만 아니라 MBC '장학 퀴즈'의 시그널 음악으로도 사용돼 중장년층 클래식 팬들에겐 추억을 소환하는 곡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시큰둥했던 관객들이 연주가 끝난 뒤 열광적인 반응과 함께 기립박수를 보내자, 로이드는 즉석에서 마르티네스의 '라 템페스타'를 연주하며 트럼펫의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hyu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