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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2023년 진행한 스타트업 지원 사업에서 돈을 부정수급한 업체가 폐업해 8억원에 달하는 국고 회수가 어려운 상황으로 확인됐다. 사업을 주관한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4월부터 업체에 제재부가금 납입 독촉장을 등기우편으로 발송했지만 반송됐다. 이 업체는 2019년 정부 사업에도 선정됐지만 중도 포기한 이력이 있어 수혜 기업 선정 과정이 너무 허술하게 운영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중기부에 따르면 A스타트업은 정부가 진행 한 2023년 K스타트업 센터(KSC) 사업에 선정됐다. 중기부와 창업진흥원이 전담하는 이 사업은 유망 스타트업을 인도, 베트남, 미국 등 총 8개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액셀러레이팅 사업이다. 선정 기업들에 해외진출자금을 지급한다.
A스타트업은 다른 부처 지원 사업에 사용한 동영상 과제를 KSC 사업 공모에도 똑같이 제출해 국민권익 위원회에 여러 차례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관계부처는 심의를 통해 A스타트업을 부정수급 기업으로 확정했다.
중기부는 부정수급한 돈을 환수하기 위해 업체에 제재부가금 납입 독촉장을 보냈으나 폐업으로 인해 받지 않았다.
A스타트업은 보조금 관리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 송치됐다. 제재부가금 8400만원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 재산압류 및 매각 등의 강제징수 절차가 진행된다.
문제는 이 업체가 2019년에도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됐지만 중도 포기했다는 점이다.
A스타트업은 당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강원랜드,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함께하는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기업들을 지방으로 유치해 신규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경 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최종 선정된 기업은 최대 10억원의 이전지원금과 함께 중진공 정책자금 투·융자 연계지원, 지자체 보고금·세제 지원, 임차보증금, 물류비 지원 등을 받는다.
하지만 이 기업은 중간에 포기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이미 8억1200만원을 지원한 상태였다. 이후 1억1300만원을 받아냈지만 아직 6억 9900만원은 환수하지 못했다. 폐업 상태라 지급된 지원금 회수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 지원금을 받고 실패한 기업에 KSC 사업 선정 등 추가 혜택을 준 것은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중기부 관계자는 "부정수급이나 범죄가 아닌 이상 사업 실패만으로 정부 지원 사업 선정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한 스타트업이 정부 자금을 부정수급했다는 판결이 나왔는데도 중기부가 4개월 넘게 모르고 있다 뒤늦게 제재에 나선 사실이 도마에 올랐다. 이 업체는 92억원 규모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정부에서 15억여원을 챙겼다. 실제 지난해 매출은 4억6000만원 정도다. 업체는 대법원에서 벌금 9억5000만원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다. 중기부는 판결이 나고 5개월이 지나서야 이 업체에 대해 정부 사업 참여 3년 제한과 지원금 1억5900만원 전액 환수를 의결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폐업한 B씨는 "부실한 스타트업이 이슈가 되면 정부 보조금을 독식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정부의 검증 절차가 부실하다 보니 다른 유망한 스타트업이 지원 받을 소중한 기회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